분만통의 세기

분만 시 산모가 느끼는 통증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손가락 혹은 발가락이 절단될 때 느끼는 통증보다는 작고, 암성 통증이나 만성 요통보다는 통증의 정도가 크다고 합니다

분만통의 기전

분만 제 1기(자궁문이 완전히 열릴때까지)의 통증은 규칙적인 자궁수축과 자궁문이 열리는데 따른 통증으로 태아의 선행부위 즉 태아의 머리가 자궁경부를 압박, 신장시켜서 통증이 하복부와 허리 아래와 천골주위로 전달되는데 분만 초기에는 압박감만 느껴지나 자궁 수축이 심해지면 통증은 심해져서 둔부와 대퇴부까지 전달된다. 초산부는 경부가 8 cm열렸을 때 처음에는 배변감을 느끼나 태아 머리가 더 내려오면 힘이 주어집니다.

분만 제 2기(태아 만출시까지)는 자궁의 수축이 더욱 증가하고 모체의 복압이 합해져서 자궁문이 완전히 열리며 태아의 선행부가 회음부를 팽창시키는데 따른 통증으로 외음부, 회음부 및 질의 신전에 의해 통증이 일어납니다. 통증은 분만 제 2기가 제 1기보다는 짧지만 강도는 더 강해집니다. 분만중 통증은 초산부, 옥시토신, 즉 자궁수축제를 투여하여 분만유도를 할 때, 임산부연령이 어릴 때, 월경중 하부 요통이 심한 경우, 임산부나 태아의 체중이 과다하게 증가했을 때 더 심한 통증을 야기한다고 합니다.

무통분만의 역사

1857년 영국의 John Snow가 흡입마취제인 chloroform을 사용하여 Victoria여왕의 일곱 번째 아이인 Leopold왕자를 분만시킨 것이 첫번째의 무통분만으로 그 후 의학의 발전과 사회환경의 변화로 산고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많은 시도들이 시행되었습니다.

무통 분만의 방법에는 심리학적 방법, 물리학적 방법, 약물 투여법, 부위 차단 , 흡입 마취제를 이용한 진통 등의 여러 가지가 있으나 현재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경막외 차단술'을 이용한 무통 분만법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분만시 무통분만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질식분만을 위한 무통분만이 대부분의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어떤 산모들은 전통적으로 한 생명은 귀하므로 생명의 탄생은 고귀한 생산으로, 통증이라는 고통을 이기고 이루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 하고 있으며 또한 출산시 진통과 자식과의 애정관계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만통은 생리적 통증이라고는 하지만 질병으로 오는 통증과 마찬가지로 참기 힘든 고통이며 분만통은 모체의 호흡기, 심혈관계 등에 부담을 주어서 심장질환이나 자간전증, 자간증 환자에서는 상태를 악화시켜 심한 경우 목숨을 잃게 하기도 합니다. 또한 진통은 몸 속의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증가시켜 자궁수축을 억제하므로 분만이 지연돨 수 있고, 통증으로 인한 과호흡은 자궁혈관을 수축시켜 태아의 혈류를 감소시키므로 태아 억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시술하는 병원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무통분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는다면 현대의학을 통해 분만의 고통보다 생명탄생의 기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