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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13-12-22 02:42조회수 1,877

유산은 모두에게 참으로 힘든 경험입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다른 사람들은 다 쉽게 임신하고 아기를 낳는 것 같은데 무엇이 잘못되어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무엇이 문제였을까..

화나고, 속상하고, 당황스럽고, 두렵고, 공허하고, 실패한 것 같고, 아기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자연유산은 생각보다 드문 일이 아닙니다.

연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약 30%의 임신이 착상 이후 유산된다고 합니다.

유산은 주로 임신 초기에 일어나는데, 자연유산의 약 80% 이상이 임신 12주 내에 발생합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배아 염색체 이상 때문입니다.

염색체가 정상이면서 유산이 되는 경우는 이보다 좀 더 임신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생하여 임신 13주 경에 정점을 이룹니다.

이러한 유산은 임산부의 나이가 35세를 넘으면 빈도가 증가합니다.

임산부의 갑상선 자가항체나 조절되지 않은 당뇨와 같은 내분비 질환,

담배, , 방사선치료, 납과 같은 중금속 등 환경적 요인이 유산과 관련되나

배아의 염색체가 정상인 경우 유산의 원인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 번 유산을 하면 다음에 또 유산을 할 것 같은 두려움이 큰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산은 1회성이며 돌발적으로 발생합니다.

몸과 마음을 잘 회복하여 다음 임신을 준비하면 됩니다.


반면 임신 20주 이전의 자연유산이2번 연속되는 경우를 반복유산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정상 임신이 있었다면 반복유산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반복유산의 원인을 여러 방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부모의 염색에 이상인데 반복유산의 원인 중 약 2-4%를 차지합니다.

여성과 배우자의 혈액검사를 통해 염색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인 이상에 의한 반복유산도 약 15%가 됩니다.

자궁의 선천 기형과 자궁 내 유착이 해당되며 자궁조영술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면역학적 요인과 혈전형성 경향도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복유산 원인의 약 8-12%를 차지하는 내분비 요인으로

황체호르몬 결핍, 다낭성 난포 증후군, 당뇨,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약 반수의 반복 유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적 검사들을 단 한 번의 유산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원인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치료를 통해 향후 건강한 임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원인을 밝힐 수 없는데,

다행인 것은 원인 미상의 반복유산이라 하더라도 특별한 치료 없이 60-70%에서 다음 임신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다는 것입니다.


유산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그리고, 산모와 배우자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 유산이라는 트라우마를 감당하고 치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다음 임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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