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유산은 모두에게 참으로 힘든 경험입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다른 사람들은 다 쉽게 임신하고 아기를 낳는 것 같은데 무엇이 잘못되어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무엇이 문제였을까..
화나고, 속상하고, 당황스럽고, 두렵고, 공허하고, 실패한 것 같고, 아기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자연유산은 생각보다 드문 일이 아닙니다.
연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약 30%의 임신이 착상 이후 유산된다고 합니다.
유산은 주로 임신 초기에 일어나는데, 자연유산의 약 80% 이상이 임신 12주 내에 발생합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배아 염색체 이상 때문입니다.
염색체가 정상이면서 유산이 되는 경우는 이보다 좀 더 임신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생하여 임신 13주 경에 정점을 이룹니다.
이러한 유산은 임산부의 나이가 35세를 넘으면 빈도가 증가합니다.
임산부의 갑상선 자가항체나 조절되지 않은 당뇨와 같은 내분비 질환,
담배, 술, 방사선치료, 납과 같은 중금속 등 환경적 요인이 유산과 관련되나
배아의 염색체가 정상인 경우 유산의 원인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 번 유산을 하면 다음에 또 유산을 할 것 같은 두려움이 큰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산은 1회성이며 돌발적으로 발생합니다.
몸과 마음을 잘 회복하여 다음 임신을 준비하면 됩니다.
반면 임신 20주 이전의 자연유산이2번 연속되는 경우를 반복유산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정상 임신이 있었다면 반복유산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반복유산의 원인을 여러 방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부모의 염색에 이상인데 반복유산의 원인 중 약 2-4%를 차지합니다.
여성과 배우자의 혈액검사를 통해 염색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인 이상에 의한 반복유산도 약 15%가 됩니다.
자궁의 선천 기형과 자궁 내 유착이 해당되며 자궁조영술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면역학적 요인과 혈전형성 경향도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복유산 원인의 약 8-12%를 차지하는 내분비 요인으로
황체호르몬 결핍, 다낭성 난포 증후군, 당뇨,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약 반수의 반복 유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적 검사들을 단 한 번의 유산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원인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치료를 통해 향후 건강한 임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원인을 밝힐 수 없는데,
다행인 것은 원인 미상의 반복유산이라 하더라도 특별한 치료 없이 60-70%에서 다음 임신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다는 것입니다.
유산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그리고, 산모와 배우자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 유산이라는 트라우마를 감당하고 치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다음 임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 도곡함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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