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은 언제 자르는 것이 좋을까요?
16-12-30 14:17조회수 2,305
엄마의 자궁 안에서 탯줄은 아기의 생명줄입니다.
엄마가 먹고 마신 공기와 영양분이 탯줄 속의 혈액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탄생의 순간, 아기는 스스로 호흡을 시작하며 자궁 밖 환경에 적응해 갑니다. 탯줄이 잘리고 태반으로부터 분리된 아기는 비로소 독립된 인간으로 세상을 마주합니다.
과거에는 아기가 산도를 빠져나오면 의료진이 즉각적으로 탯줄을 자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탯줄을 늦게 자르면 아기에게 지나치게 많은 혈액이 넘어가서 아기의 적혈구증다증이나 황달의 위험성이 있고 산모에게도 산후출혈의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족분만이 보편화되어 아기 아빠가 출산 과정을 함께 하고 탯줄도 직접 자르는 것이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탯줄을 되도록 늦게 자르는 것을 요구하는 부모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탯줄을 자르는 적절한 시점이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미국산부인과학회 권고사항을 통해 출생 후 탯줄을 자르는 시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에서는 만삭아이든 조산아이든 출생 후 최소 30-60초 이후에 탯줄을 자르는 것이 권고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출생 시 아기의 혈색소 수치를 올리고 생후 수개월간 철분 저장 상태를 향상시켜 아기의 성장발달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출생 후 1분 동안 약 80mL의 혈액이 태반에서 아기에게로 전달될 수 있는데,
이는 아기 체중 1kg당 40-50mg의 철분을 공급할 수 있는 양입니다.
영아기의 철결핍성 빈혈은 아기의 인지, 운동, 행동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태반의 혈액 내 여분의 철분을 통한 철결핍성 빈혈 예방은 아기의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태반의 혈액에는 철분 뿐만 아니라 면역 글로불린과 줄기세포도 포함되어 있는데, 향후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들도 아기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건강상의 이들은 특히 조산아에서 두드러집니다.
출생 후 원활한 혈액순환 이행과 안정적 혈액양 확립을 통해 출생 후 수혈의 필요성을 감소시키고,
조산아 합병증인 괴사성 장염과 뇌실내 출혈의 빈도를 줄여줍니다.
탯줄을 늦게 자르는 것의 단점은 만삭아에서 광선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황달이 조금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탯줄을 늦게 자르기는 신생아 황달의 진단과 치료의 보장, 그리고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탯줄을 늦게 자르는 것이 아기에게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이는 산모와 아기의 상태가 안정적일 때 의미가 있으므로
개별적인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합니다.
산모에게 출혈이 많거나, 생체활력징후가 불안정할 때, 태반조기박리나 전치태반 등 태반이상 일때,
출생 후 신생아에게 즉각적인 소생술을 시행해야할 때에는 즉각 탯줄을 자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Committee Opinion No. 684: Delayed Umbilical Cord Clamping After Birth. Obstet Gynecol 2017;129:e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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