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M annual meeting 다녀왔습니다
지난 10월, 미국 워싱톤에서 열린 Academy of Breastfeeding Medicine(ABM)의 21회 국제학회에 다녀왔습니다.
둘째 날은 간호사나 비의료인들까지 대상으로 한 학회여서 참가 인원이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출생 후 아기와 엄마의 피부접촉의 중요성을 뇌과학적으로 풀어 낸 ‘The Neuroscience behind the Skin-to-Skin Imperative', 당뇨병이 합병된 임산부에서 출산 전 유축에 대한 연구 (DAME study; Diabetes and Antenatal Milk Expressing), 출산 후 상황과 신체증상에 대해 미리 교육하고 준비함으로써 출산 후 우울감 및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모유수유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설소대 진단과 치료, 그리고 치료적 유방 마사지에 대한 강의 등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마지막 날 Cesar G. Victoria의 강의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분은 완전모유수유의 건강상 이득을 입증하고 국제보건기구 모유수유 아동 표준 성장을 만드는데 기여한 분으로 강의에서 베테랑의 연륜이 느껴졌습니다. 모자보건과 영양이라는 분야의 세계적인 흐름을 바꾼 업적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40년 가까이 꾸준히 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존경스러웠습니다.
ABM annual meeting 참석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큰 규모와 많은 참가자들, 그리고 높은 학구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모유수유학회인 만큼 아기를 데리고 온 참가자들이 많았는데, 간간히 들리는 아기 울음소리, 학회장 뒤편에 자리를 깔고 기어 다니는 아기들, 아기를 안고 또는 유모차를 밀며 강의를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국제학회에서도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모유수유 친화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엄마와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지향하는 산과의사로서 모유수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과거 열심히 고민했던, 그러나 반복된 일상 속에서 무뎌져 온 이 문제의식을 이번 학회를 통해 다시 꺼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학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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